문득 생각해 보니, 어린 시절, 나를 옥죄고 힘들게 하는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늘 가득했던거 같다.
어린 내 눈에는, 온통 어른들의 자기 모순으로 가득한 삶과 위선, 가식, 허영심, 기만, 거짓과 거짓말이 너무나도 명백해 보였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어느 날 엄마라는 사람이 외할머니와 살고 있던 우리를 찾아 왔다. 어떤 아저씨와 함께 와서는 그 아저씨를 아빠라고 부르라고 했다.
이런 기가 막힌 일이 중학생이 되던, 1983년까지 꽤, 많았다. 이 남자, 저 남자랑 가끔씩 팔짱끼고 나타나서는 이런거 저런거 사준다고 좋은 엄마인가 싶었다.
내가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을 가치 없게 여기는 이유도, 苦海의 바다에서 허우적 대면서 가끔씩 단물 좀 빨 수 있다고, 세상이 갑자기 엄청 살기 좋은 곳은 결코 될 수 없기 때문이다.
<<< ㅡ 죄책감이야말로 에고가 자신의 노예들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게다가, 나와 같은 처지의 사람은, 그동안 에고의 노예들에게 당한 일들에 대해 분개하고 불평하고, 원망하는 마음을 품게 해서 같은 노예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게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암튼 세상이 이런 식이다. 에고는 우리를 분노에 찬 노예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우리를 화나게 하고, 정당하게 분개하도록 도발할 이들을 끊임 없이 우리 삶에 보낼 것이다. 세상은 에고의 뜻과 지시에 따라 움직일 노예들로 넘쳐 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엄청나게 무의식적이고, 몸은 대본에 따라 연기하는 자율 주행차와도 같으니까, 세상이 존재하는 한, 세상은 유사하게 굴러갈 것이다. 늘 그래왔듯이.......